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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먼저고, 물질은 필수다
미치도록 사랑하고 싶은데 미치지 않아서 사랑을 못 하나보다. 미치도록 미치고 싶다면 이미 미쳐있어야 하는데 미치지 않을걸 보니 아직 미친 건 아닌가보다 허기사 미치지 않고서야 누가 미친 놈을 사랑하겠어. 미친 나를 사랑한다며 미친 것이 미칠듯이 달려들면 그것도 미칠 노릇이겠네. 미친 듯이 미친 나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수밖에 -너무나 미치지 않아 미칠 지경인 오후-
심산유곡 계곡에 앉아 차 한 잔에 세상시름 녹여마시면 선끼 도시의 은밀한 지하룸에서 계곡주에 스트레스 녹여마시면 천끼 이 둘이 분별되지 않으면 선끼 이 둘다 부럽고 화가나면 천끼 -수안스님과 대화한 다음날-
과학은 대단하다. 그러나 과학을 머리에 가둬놓지 않겠다. 예술은 아름답다. 그러나 예술을 두 눈에 가둬놓지 않겠다. 자연은 광활하다. 그러나 자연을 손발아래에 가둬놓지 않겠다. 우주는 무한하다. 그러나 우주를 책속에 가둬놓지 않겠다. 신은 전능하다. 그러나 신을 가슴에 가둬놓지 않겠다. 영혼은 신비롭다. 그러나 영혼을 육신에 가둬놓지 않겠다. 이런 나는 참으로 위대하다. 그러나 나야말로 정녕 어리석다. -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영상다큐멘터리를 보며 -
열심히~ 부지런히~ 큰 일꾼! 큰 사발! 보통 다들 이렇게 살려고 한다. 근데 랍쇼는 개인적으로 이게 싫다. 열심히 부지런히 사는 사람들을 비아냥대는 건 아니다. 각자마다 삶의 지향과 가치는 다양하고 알토란같은 엑기스 광고카피인데다가 좌우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삶의 자세를 요약한 말로 통용되고 있으니 비아냥 댈 것도 아니고 틀린 말도 아닐 것이다. 역사적으로, 경험적으로 증명도 되었으리라. 귀찮거나 게을러서 이기도 하겠지만 근데 다만 랍쇼는 그렇게 살기 싫다. 탱자탱자 뒹굴뒹굴 놀면서 유유자적 세상근심없이 사는거랑 열심히~ 부지런히~에 담긴 뉘앙스가 반대로 대치되지 않는다고나 할까? 흘리는 땀의 양과 행복, 보람의 양이 비례등치가 아닌 것 같다. 열심히~부지런히~란 말 안에는 진정 간절히 원하면...이란 말..
세상을 다 알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조심하자 그래봤자 아직 트루먼의 쇼룸. 자신의 메아리에 놀라 감탄하는 꼴이라니...
랍쇼는 물이 만든 작품 하나를 마시며 2차로 촉촉해진 타이핑... 지 갈 곳을 내버려 두는 중 입니다. 진동하는 허공의 몸과 공허의 마음으로 세상을 점유하고 있는 그대들은 지금 어떠한가요? 나만의 경계를 열고 허용하려 하니 보이지 않는 이놈 저년들이 마구 찝적이는군요. 그래도 아직은 미치지 않는게 다행입니다. 그래야 보이는 친구들과 더 재밌게 아웅다웅 지지고 볶으며 고통과 번민 속에서 살 수 있잖아요. 오늘 저녁 첫사랑과 섹스, 그리고 독극물 체험과 암을 얘기 나누며 삼겹살을 함께한 회사동료 친구들의 삶이 너무도 슬프고 웃겨서 누렇게 뜬 반달을 비웃고 방에 들어와 담배 꼬라봅니다. 모니터 픽셀로 나를 만나고 자신을 만나는 그대들이여, 정녕 허공의 몸과 공허의 마음으로 사는 그대들이여, 이제 우리 제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