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먼저고, 물질은 필수다
사랑의 파이터 욕망으로 궁핍한 사각의 링 바다의 땀냄새로 숨죽여 오른다 두 번의 힘겨운 도전 두 번의 찜찜한 무승부 이번엔 그대 마음 굳게 다지라 오늘은 내가 지피지기 도전자 악으로 깡으로 진실로 겨루리 햇빛 담은 흰 수건 던져놓고 인파이터로 달려들어 그대 어퍼컷에 유리턱 받치노라 글러브 마우스피스 벗어놓고 맨몸뚱이로 뛰어들어 나의 럭키펀치, 넋다운 당하리라 달콤한 별천지 좀 보자 노오란 하늘맛 좀 보라 너이건 나이건 KO리니 저 푸른 링에 나란히 앉아 이 푸른 차나 함께 마시리 드디어 공이 숨을 내쉰다
슬픈 지느러미의 내력 자유로이 바다를 날고싶은 슬픈 지느러미의 내력 달빛도 안드는 심해에 부레를 가라앉힌다 불가사리 손을 흔들고 말미잘 고개를 끄덕이네 간지러운 비늘이 비로소 반짝 2004.7.2
우주, 마음, 영혼, 의식 등의 단어를 글이나 말로 쓸 때 아직은 낯간지럽고 껄끄러운게 있다. 불과 1년 전 랍쇼의 과거행적이 떠오르기도 하거니와 마치 남들과는 다르게 대단한 것을 안다는 양 거들먹거리는 것으로 보일까하는 낯부끄러움도 작용하는 것 같다 또 위와 같은 단어의 사회적 쓰임 역시 물질현실과는 조금은 멀어보이는 뜬구름 관념들이기 때문이리라. 진정 나와 우주의 본성을 보았으며 체득했다면 굳이 느끼고 깨달은 바를 단어로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냥 육신을 가지고 있는 한 그리 살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사실 예수나 석가모니도 그리 말이 많았거나 직접 글을 썼을 것 같진 않다. 먼지 한 점, 돌멩이 하나, 꽃 한 송이에서도 나와 우주의 섭리를 알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말과 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