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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_먼저고/랍쇼그리다

감정의 나무

어랍쇼 2006. 10. 3. 04:00

사용자 삽입 이미지
illustration by David Ridley


사랑과 증오, 믿음과 의심, 환희와 분노....

이런 대치되는 감정들은 모두

감정이란 나무의

한 가지에서 핀 꽃들과 같다.


순식간에 꽃봉우리가 맺히고 열매가 열려서

성급히도 이내 새싹을 준비한다.  


그 나무는

씀바귀보다 씁쓸하고

고구마보다도 달콤하고

계피보다 향긋하고

배보다 촉촉하고

장작보다 까칠하다.


때때로 비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쳐서

여린 꽃잎들이 날리고 설익은 열매가 떨어지고

굵은 가지가 부러져 상처도 나지만

엄살부릴 필요 없다.


매분 매초마다

그 나무에 물과 햇볕을 주는 건

스스로인 바로 '나'인 것이다.


나는 그 나무의 뿌리를 본 것도 같다.




- 모 드라마를 보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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